고3 2026년 3월 - 교육청 모의평가
호네트는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인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인정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며, 개인의 정체성은 '목적격 나'에 대한 '주격 나'의 반응에 의해 형성된다. '목적격 나'는 규범에 의해 요구되는 정체성이 추상화된 자아이며, '주격 나'는 개인이 태어날 때부터 갖는 고유의 자아이다. '주격 나'가 '목적격 나'를 받아들이면 개인은 '목적격 나'를 정체성으로 내면화함으로써 규범의 요구를 수용하고, 이를 통해 인정을 받게 된다.
'주격 나'가 '목적격 나'에 반발하는 경우 개인은 대안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대안적 정체성은 규범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때 개인은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부정적 자기의식을 갖게 된다. 또한 규범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이며 저항하기도 하는데, 정체성의 인정을 위한 이러한 저항을 인정 투쟁이라 한다. 인정 투쟁의 성공은 규범의 변화와 함께 대안적 정체성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지며, 호네트는 사회의 발전이 이러한 변화를 통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버틀러는 규범이 고정된 실체로서 정체성 형성의 기준으로 작동한다는 호네트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수행성의 개념을 통해 규범과 정체성의 관계를 설명한다. 수행성이란 수행에 의해 대상이 구성되는 성질이다. 규범이 수행성을 지녔다는 것은 수행이 규범을 구성한다는 것으로, 규범이 수행에 선행하여 존재하는 실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수행의 반복에 의해 형성되고 유지되거나 약화되고 사라지는 유동적인 것임을 뜻한다. 정체성은 수행적 반복의 실천이 만들어내는 효과로, 그 역시 수행성을 지닌다. 개인은 규범을 수행적으로 반복하면서, 규범을 실천하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버틀러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인간 생존의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다. 그런데 수행적 반복의 실천은 매번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동일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개인이 이 차이를 의식하고 자신이 배제되었음을 느끼는 순간 생존 투쟁으로서의 인정 투쟁이 시작된다. 이때 인정 투쟁은 규범이 사회 구성원에게 부여하는 동일성에 복종하고자 하는 형태로 나타나거나, 규범을 주도하는 권력이나 규범을 작동시키는 진리 체제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차이를 내세우며 저항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인정 투쟁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인정을 위한 것이지만, 인정 투쟁의 성공은 기존의 배제를 완전히 해체하지 못하고 필연적으로 또 다른 배제의 잔존으로 이어진다. 사회 구성원에게 동일성을 부여하는 규범을 작동시키는 진리 체제는 이러한 규범에 벗어나는 존재를 상정함으로써 동일성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정과 배제의 끝없는 순환을 벗어나기 위해 인정 투쟁의 주체는 규범에 대해 저항하는 동시에 ㉠자신의 진리 체제에도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정체성의 형성과 규범의 작동이 수행적 반복을 통해 쌍방향적으로 이루어지며 인정과 배제의 경계를 끊임없이 시험할 때 배제는 최소화되고 상호 인정의 윤리가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버틀러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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