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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와 정치적 자유, 법의 정당성

고3 2025년 7월 - 교육청 모의평가

독서4~9

고3 2025년 7월 - 교육청 모의평가

독서6문항
[4~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로고스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자 정치적 동물이라 정의한다. ‘로고스’는 이성을 기반으로 하는 말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동물은 목소리를 통해 고통이나 쾌감만을 전달하지만, 인간은 로고스를 통해 무엇이 좋고 나쁜지 분별할 수 있으며, 자연이 인간마다 다르게 부여한 목적에 부합하는 삶인 ‘좋은 삶’을 추구할 수 있다.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공동체를 구성하며, 완전한 공동체인 폴리스 안에서 로고스를 통해 공동의 일을 결정함으로써 최상의 좋음에 도달할 수 있는 정치적 동물이라 보았다. 이때 그는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 간의 평등 보장을 위해 법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 아렌트 역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폴리스와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인 공적 공간에서 로고스를 통해 공동의 생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공적 공간에서 공동의 생활에 참여하는 것을 ‘행위’라고 규정했으며, 행위는 인간의 근본적인 조건인 다원성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다원성은 인간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모두 동일하지만 개별적인 존재라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아렌트에 따르면 이러한 다원성으로 인해 인간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공동체 안에서 이성을 기반으로 하는 말을 통해 타인에게 자신의 고유한 정체를 드러내려고 한다. 따라서 행위에는 반드시 말이 수반된다고 하였다.

아렌트에 따르면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적 공간은 모든 사람이 자유로운 발언을 통해 공적 문제를 결정함으로써 정치적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치적 자유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으로, 개인적 욕망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소극적인 자유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고유한 정체를 드러내고 공동의 일에 관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때 그녀가 말하는 권력은 지배자의 소유가 아니다. 아렌트는 정치가 오직 권력 쟁취를 위한 과정으로만 이해됨을 비판하고, 권력은 시민들이 의견을 나눌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므로 권력은 이미 공적 공간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즉 정치적 자유를 향유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주권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공적 공간을 형성하고 보존하기 위해 사람들이 약속을 통해 구성한 제도적 장치가 헌법이며, 혁명의 진정한 목표는 헌법 제정을 통한 정치적 자유의 확립이라고 보았다. 그녀에 따르면 법은 궁극적으로 시민 사이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은 비언어적 수단인 폭력이 아닌 발언을 통해 문제를 결정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렌트는 법의 정당성은 법이 개인들 간의 행위의 결과로 만들어진 후 행위를 보장하는 경우에만 확보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법은 권력을 독점하려는 지배자를 저지하고 시민이 권력을 나누어 갖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렌트의 철학은 정치가 소수의 능력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행위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나)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서구 전통 철학은 말과 이성에 우위를 부여해 왔다. 이는 순수한 근원적 원리가 실존한다고 본 서구 전통 철학이 고정된 의미로서의 동일성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과 달리 말은 고정된 의미를 담보할 수 있으며, 그때그때 변하는 감각이나 감정과 달리 이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는 이렇게 순수한 근원을 상정하는 서구 전통 철학을 ‘로고스 중심주의’로 규정하고, 로고스 중심주의가 서구 중심주의의 기반이 된다고 비판했다. 서구 전통 철학이 ‘말 대 글’, ‘이성 대 감정’ 등의 이분법적 사고를 낳았으며, 전자를 중심에 두고 후자를 타자화함으로써 타자를 배척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리다는 지금까지 정당하다고 간주되어 온 법·정치 질서를 해체하여 순수한 근원에 대한 환상을 깨고자 했다.

데리다는 입헌 정치 체제에서 다른 법에 정립 근거를 제공하는 헌법은 이제껏 자유롭고 평등한 모든 국민의 자발적 동의를 통해 창출되었다는 믿음을 통해 정당화되어 왔지만, 헌법은 제헌 권력인 국가가 성립된 이후 소급적으로 정당성이 부여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제헌의 순간에는 제헌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선험적 법 규범이 부재하기에 제헌 행위는 정당성이 담보되지 않은 폭력과 다르지 않으며, 따라서 헌법으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는 법은 정의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데리다는 법질서의 해체와 재구축을 통해 법과 정의 사이의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질서의 해체를 통해 법의 정당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법적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해체하고 은폐된 폭력을 드러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법과 정치 질서를 재구축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정의는 언제나 불완전하기에 정의를 향한 해체는 종결되지 않는다. 즉 데리다는 법의 정당성은 정의 실현을 위한 끊임없는 해체와 재구축의 반복을 통해 도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리다가 구현하고자 하는 정의는 타자를 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제헌의 순간 형성된 국가는 ‘우리’라는 동일성을 중심에 두고 경계를 설정하며, 이러한 경계는 국경 통제뿐만 아니라 타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나타난다. 데리다는 국가의 동일성이 우연히 형성됐을 뿐만 아니라 불안정하다고 지적하며, 이질적인 것에 대한 개방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국가의 틀로 인해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배제를 줄여 나감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데리다의 철학은 서구 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그동안 소외되었던 주변부 문화에 주목하고 상대주의적 사고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가)는 로고스에 대한 여러 철학자의 주장을 시대적 배경과 연관지어 고찰하고 있다.
(나)는 로고스를 중심으로 한 사상의 경향을 언급하고 이를 비판하는 철학자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가)와 달리 (나)는 로고스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보인 철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나)와 달리 (가)는 로고스의 개념을 정의한 후 개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가)와 (나)는 모두 로고스라는 개념을 수용하여 발전시킨 철학자들의 주장에 대한 의의와 한계를 밝히고 있다.
5.(가)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ㄱ)와 아렌트의 견해(ㄴ)를 비교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ㄱ은 폴리스에서 최상의 좋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고, ㄴ은 공적 공간에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ㄱ은 로고스를 통해 타고난 목적에 맞는 삶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고, ㄴ은 로고스를 통해 고유한 정체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ㄱ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공동체를 구성한다는 것이고, ㄴ은 인간이 인간의 근본적인 조건으로 인해 공동체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ㄱ과 ㄴ은 모두 법을 통해 시민 간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ㄱ과 ㄴ은 모두 말을 통해 공동의 일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권력 쟁취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6.다음은 갑과 을이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윗글을 바탕으로 할 때, <보기>의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갑: 데리다는 끊임없이 법질서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법질서를 모두 무너뜨리는 것은 우리가 믿고 있는 모든 질서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허무주의가 아닐까?

을: 데리다의 철학은 허무주의가 아니야. 왜냐하면 데리다의 해체 철학은 하는 철학이기 때문이야.

법과 정의 사이의 간극을 좁혀 나감으로써 법질서의 해체와 재구축을 종결
법의 정당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법적 권위에 대한 믿음을 해체
구성원의 자발적인 동의를 바탕으로 불안정한 경계를 안정화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창출
정의롭지 않은 법에 대한 해체와 법질서의 재구축을 반복함으로써 이질적인 것에 대해 개방된 사회를 추구
정의의 기준을 재사유함으로써 완전한 정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법적 질서를 구축하여 법질서의 해체를 지향
7.㉠과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은 공적 공간에서 공동의 생활 참여가 중요함을, ㉡은 국가 설립의 기반이 부재함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은 특정인이 권력을 독점하려는 것을, ㉡은 제헌 행위라는 폭력이 정당화되어 온 것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은 로고스를 통해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견해에, ㉡은 근원적 원리로서의 로고스가 실존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은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결정하는 것에, ㉡은 맹목적인 믿음의 해체를 통해 법에 은폐된 폭력을 드러내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은 개인적 욕망에 따른 행동을 보장하기 위한 정치 질서 확립의 시급성에, ㉡은 서구 중심주의를 해체하기 위한 정치 질서 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8.(가), (나)를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3점]
<보기>

절대 왕권 체제였던 A 국에서 평민들의 혁명이 일어났다. 투표로 선출된 각 지역 대표들은 많은 토의 끝에 국민 주권론을 사상적 기반으로 하고 국민에게 동등한 참정권을 부여하는 헌법을 제정하여 B 연방국을 설립하였다. B 연방국은 주민 자치 제도를 보장하고 주민 의회를 통해 법률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B 연방국의 C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교육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C 지역의 주민 의회는 이민자에게 C 지역 주민과 동등한 교육권을 부여하는 법률을 발안하였다.

A 국에서의 혁명으로 B 연방국이 설립된 것에 대해 (가)의 아렌트는 혁명의 진정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겠군.
B 연방국의 헌법이 제정된 것에 대해 (가)의 아렌트는 권력이 내재되어 있는 공적 공간을 보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으로 보겠군.
B 연방국이 주민 자치 제도를 보장하는 것에 대해 (가)의 아렌트는 국민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 보겠군.
C 지역의 이민자들이 교육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 (나)의 데리다는 국가의 틀로 인해 타자에 대한 배제가 발생한 것이라 보겠군.
C 지역의 주민 의회에서 법률을 발안한 것에 대해 (나)의 데리다는 동일성을 중심으로 이민자에 대한 차별을 줄여 나가는 과정이라 보겠군.
9.문맥상 ⓐ~ⓔ와 바꿔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 가를
ⓑ: 다다를
ⓒ: 누릴
ⓓ: 뒷받침할
ⓔ: 여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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